80년대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우리 나라 사람들은
미국, 유럽 등의 서양인, 특히 백인들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와는 뭔가 다른, 신비로움을 지닌 인간 이상의 존재로 생각되었다.
그러던 것이 90년대에는 그들의 우월함이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긴 했지만,
그들은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와 있었다.
그리고 2000년대에는 등급을 나눠 그들 중에서도 우리보다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지금, 2010년대에는 오히려 우리가 그들보다 나은 부분도 있고,
잘 하면 우리가 그들보다 더 품위 있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다가오는 2020년대에는 그들과 동등하다는 생각은 물론이고,
어쩌면 우월감마저 들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된다.
'花無十日紅'이라고 했듯이, 개인뿐만이 아니라 국가 등의 집단도
잘 나가는 존재는 영원히 잘 나가고, 못난 존재는 계속 못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역사는 분명히 예증해 주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처지가 한심하다고 비관할 필요도 없고,
지금 신나게 잘나간다고 너무 기고만장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것을 우리 인간이 스스로 통제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비록, 거의 대부분의 우리들은 열심히 노력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