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양보해서, 깨달음이나 득도라는 것이 실재한다고 해도 그것은 영원히 모든 것에 대해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시적’이고 ‘부분적’인 것이다. 그러나 살면서 어느 순간 아이디어가 샘솟고 사고력이 깊어지게 되면, 마치 모든 것을 다 알게 되고 그 상태가 죽을 때까지 지속될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거대한 착각이다.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누구도 그렇게 된 사람은 없었다. 단지, 그랬던 것처럼 얘기되어진 사람들은 있었을 런지 모르겠다. 따라서 대중을 모아놓고 마치 모든 것을 통찰하고 있다는 듯이 사람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는 행위를 한다는 것은 매우 뻔뻔한 일이다. 왜냐하면 답변 내용의 깊이나 진정성은 차치하고, 그러한 행위를 한다는 자체가 이미 ‘거짓 선지자’임을 실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재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처절하고 가혹한 자기반성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쌓아오고 누려온 사회적 혜택과 성과물이, 그렇게 하는 것을 심하게 방해할 것이다. 말이 쉽지 처절하고 가혹한 자기반성이라는 것은, 그 어떤 깨달음이나 득도-착각의 형태가 아니라 실제로 그러한 상태가 존재한다면-보다도 대체로 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