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전두환 무리가 대통령직을 강탈한 후, 신문·방송과 공공기관, 학교 등을 통해 범람시키며 국민들의 뇌를 고문하고 마취시켰던 표어가 바로 ‘정의사회 구현’이었다.
아마도 우리나라 역사에서 이처럼 뻔뻔하고 황당무계한 반어법적 표현의 예도 드물 것이다. ‘정의사회 구현’이라는 표어는 우리나라 집권세력과 정치인들의 이미지 세탁을 위한 ‘구라’의 전형이자 전설이다.
그런데 요즘 길을 가다보면 전두환 무리의 ‘정의사회 구현’이 이룩한 아성에 야심차게 도전하려는 시도가 눈에 띤다. 바로 현 정권이 ‘세월호 참사’ 이후 더욱 박차를 가하며 현수막에 적어 여기저기에 걸고 있는 ‘사회 4대악 근절’이라 표어이다.
여기서 사회 4대악이란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유통을 말한다. 즉, 정부가 국민들을 위해 의욕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국민들은 이러한 정의로운 정부의 선의를 이해하고, 앞으로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에 잘 따라와 달라는 의미인 것이다.
세월호 참사와 그 이후에 벌어진 청와대와 그 주변 세력들의 국기문란, 풍기문란 행위가 뇌리에 선한 상황인데도, 그런 것들은 그만 잊고 사회 4대악을 근절하려는 정의로운 현 정부를 믿어달라고 하소연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탁이라는 것도 정도껏 더러워야 효과가 있는 것이다. 너무 더러우면 아무런 효과도 없고, 차라리 폐기하는 것이 더 낫다.
또한 전두환 코스프레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전두환 무리는 무식한 살인마들이자 사기꾼들이었지만, 용감했고 조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았다. 그런데 현 집권 무리는 무식한 살인마들이자 사기꾼들인 것은 동일한데, 겁이 많고 사분오열되어 각자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콩가루 집단이다.
따라서 집권 이후 지금까지 국정원 등의 국가기관들을 동원하여 날조·조작 등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침탈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지만, 그들의 대국민 사기극은 성공할 확률이 낮다. 아마도 보장된 임기를 다 채우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지금도 ‘사회 4대악 근절’이라고 적혀 있는 현수막을 보면, 하도 기가 막혀서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우리나라의 사회 4대악은 ‘검찰 < 국정원 < 새누리당 < 청와대’이다.